(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D)

 

엄마와의 작년 모녀여행을 회상하며 써보는 홍콩여행기 입니다. 공항에서 스테이지 호텔로 이동해서 푹~ 자고 일어나니 비가 많이 오더라구요. 원래 일정을 빡빡하게 짜서 가는 스타일이지만 여기와서는 일정이 쓸모가 없더라구요. 엄마의 컨디션에 맞춰서 움직여야 해서 생각해 온 일정들 중에서 엄마와 의논을 해서 옹핑빌리지에 빅 부다를 보러 가기로 했어요.

똥총역 (퉁청역) 으로 이동해서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는데, 케이블카는 한국에서 미리 끊어가지를 않아서 아침에 바로 결제하고 타러 갔어요. 따로 바우처를 출력할 필요없이 모바일 바우처로도 이용할 수 있어서 매우 편했네요. 와그 WAUG를 이용했는데 불편한 점 없이 이용했어요.

 

 

매표소에서 케이블카 탑승권으로 바우처를 교환했는데, 저는 올라갈 때는 투명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 때는 일반 케이블카를 타는 코스를 선택했어요. 케이블카를 대기하는 시간이 좀 길었지만 다행히 저와 엄마가 탄 케이블카에는 아이를 동반한 일행이 없이 엄마와 저, 그리고 외국인 여행객들 뿐이라서 진짜 조용하고 편하게 탔어요. 이런 말을 한다는게 별로긴 하지만 저는 아직 결혼도 안했고 조카도 없으니까 애기들이랑 저런 좁은 공간에서 애들이 떠드는 거 좀 못 참아해요. 극도의 예민함. TT 성격이 정말 별로네요. 근데 어째요 내 돈 내고 타는데 애들한테 시달려서 타는게 더 싫어요. 저랑 같으신 분들도 있으시겠죠?

케이블카 타게 되면 신기하고 재밌으니까 애기들이 들뜨는 건 알겠지만 나와 내가족만 타는게 아니니까 부모님들이 해외에서건 국내에서건 주의 시켜 주셨으면 좋겠어요. 극소수의 부모들이 하는 행동에 모든 부모들이 싸잡아 욕을 먹는 경향이 있으니 어디서든 나 먼저  조심해야 겠어요.

 

 

투명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길, 같이 타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방해 되지않게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엄마 사진도 찍어드리고 하다보니 시간이 정말 잘 갔어요. 25분 쯤 소요된다고 했는데, 가다보니 저 멀리 빅 부다가 보이더라구요. 케이블카 안에 타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창문가에 붙어서 빅부다를 구경했어요. 흑인 언니가 한명 있었는데 (저 보다 동생일지도 몰라요..) 줌을 완전 땡겨서 빅부다 사진을 찍고 나서 합장을 해서 기도하는 모습이 너무 예뻤어요. 엄마가 케이블카 바닥에서 사진찍고 일어나다가 휘청해서 흑인 언니 무릎에 갖다 박았는데 우리가 너무 쏘리쏘리해서 그런가 엄청 또박또박하게 괜찮아요! 라고 한국말로 말하더라구요. 귀여웠어. 헿.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이게 무슨일일까요. 비가 엄청 쏟아졌어요.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들어가는 길에 비가 너무 많이와서 입구에 있는 기념품가게 지붕 밑에서 비를 좀 피하다가 비가 수그러들어서 빅부다를 향해 힘차게 걸어 가봅니다. 비가 오는 옹핑 빌리지도 운치있고 좋았어요.

비와 안개속에 쌓여서 부처님이 보이지 않았는데, 계단을 조금씩 올라가다 보니 서서히~ 부처님이 보이는데 종교에 대한 믿음이 깊지 않은 저도 뭔가 벅차고 뭉클해지는 느낌이 나더라구요. 엄마는 가기전부터 무릎이 아프시다고 징징 하시더니 빅부다를 보러 올라가는 계단이 제법 길었는데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올라가시더라구요. 부처님 만나러 가는 길이라서 다리가 가벼웠대요.

여행 갔다오고 나서 엄마에게 홍콩 여행 중 어디가 제일 좋았냐고 물어보니 엄마는 생각할 것도 없이 옹핑 빌리지에서 빅 부다를 본 거라고 얘기하시더라구요. 엄마가 좋아했다니 저도 좋아요. 희희.

 

옹핑 빌리지를 한 바퀴 돌아보고 내려가는 길에는 하늘이 엄청 맑게 개여서 빅 부다도 또렷하게 보이더라구요. 우리가 도착했을때 비오고 안개껴서 아쉬웠다고 엄마에게 말했더니 엄마도 아쉽지만 그래도 비가 이내 그쳐서 우리가 볼 수 있었던게 어디냐고 하셨어요. 우리 엄마의 긍정적인 모습을 32년만에 처음으로 발견했어요.

기념품가게에 부처님 굿즈를 굉장히 다양하게 팔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했어요. 내려 가는 길에는 케이블카를 금방타고 엄마랑 단 둘이 오붓하게 타고 와서 좋았네요.

 

 

내려오니 어중간하게 점심 식사를 해야할 시간이라서 미리 찾아 놓은 시티게이트 아울렛 나트랑을 찾아 갔어요. 엄마가 입이 짧으신 편이라서 향신료 같은게 들어간 베트남 음식을 좋아하실까 고민이 되었었는데, 제가 가고 싶어서 갔습니다. 엄마 미안해요?

음 결론을 말하자면 시티게이트 아울렛 나트랑은 별로에요. 쌀국수는 맛있지만 반세오나 스프링롤은 딱히 이거야 하는 느낌이 없었네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엄청 불친절했어요. 해외에서 음식점에 가면 비어있는 자리에 앉지 않고 안내를 해줄때까지 기다려서 앉는데 입구쪽에 저희가 기다리고 서있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어서 결국 불러서 들어갔고, 제가 방문한 시간대가 어중간한 시간이라서 손님이 정말 몇테이블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식 서빙되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추가로 요구한 사항을 처리해주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어요. 저렇게 먹고도 3~4만원이 나올바에 그냥 햄버거 먹는게 나을거 같아요. 제가 지불한 가격에 대한 만족이 없어서 저는 시티게이트 아울렛 나트랑은 비추합니다.

 

엄마와의 혹은 부모님과의 여행을 준비중이신 분들께 옹핑빌리지는 강추! 그러나 시티게이트 아울렛은 비추해드리며 오늘 포스팅 마무리 할게요. 다들 점심 맛있게 드세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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